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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사의 다른이야기:인물탐구] 에곤쉴레: 표현주의, 자화상, 드로잉, 사랑과 감정

데리만주 2024. 2. 15. 10:00

 

 

에곤 쉴레(Egon Schiele)

에곤 쉴레는 1890년 6월 12일에 오스트리아 도나우 강변의 툴른이라는 작은 도시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는 3녀 1남 중 유일한 아들로, 철도 공무원이었던 아버지 아돌프와 체코인이었던 어머니 마리에의 사랑을 받으며 유복한 유년 시절을 보냈습니다. 어려서부터 그림에 재능이 있었고, 색연필과 종이를 잡고 기차나 나무, 동물 등을 열심히 그렸습니다. 그는 기차에 특별한 애착을 가지고 있었고, 어린 시절의 꿈은 기관사가 되는 것이었습니다. 그는 12살 때 가족과 떨어져 클로스테르뉴부르크에서 중학교에 입학했고, 14살 때 아버지의 건강이 나빠지면서 다시 가족과 함께 살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15살 때 아버지는 매독 합병증으로 사망하고, 그는 삼촌 레오폴드의 보호를 받게 되었습니다.

게르티 실레의 초상(1909), MoMA

 

에곤쉴레의 삶과 작품

삼촌은 그의 그림에 재능을 인정하고, 화가 카를 슈트라우흐를 선생으로 붙여주었습니다. 16살 때 빈 미술학교에 입학했으나, 보수적인 교육에 만족하지 못하고 19살 때 학교를 그만두었습니다. 그는 자신의 내면세계와 인간의 심리를 적나라하게 표현한 자화상과 왜곡된 몸체의 표현, 뛰어난 소묘력으로 유명하며, 초기에는 빈 분리파 화가인 구스타프 클림트의 영향을 받아 아르누보 계열의 장식적인 양식을 선호하였으나, 점차 독자적인 표현주의 화풍을 구축하게 되었습니다.

 

죽음과 여인(1915), 벨베데레 미술관

 

1912년에 일어난 그의 체포와 구속 사건입니다. 그는 노이렝바흐라는 작은 마을에서 연인 발리와 함께 살면서 그림을 그리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의 작품들은 마을 주민들에게 외설적이고 도덕적으로 부적절하다는 비난을 받았습니다. 그는 미성년자의 유인과 음란물 제작 등의 혐의로 재판을 받고 24일 동안 감옥에 갇혔습니다. 그는 감옥에서도 그림을 그렸으며, 그의 작품들은 그의 고통과 분노, 절망과 희망을 반영하고 있습니다.이 사건은 그의 삶과 예술에 깊은 상처를 남겼으며, 그 후로 그는 자신을 은둔자나 수도승으로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이 사건은 그의 대표작인 죽음과 소녀에도 영향을 끼쳤습니다.이 작품은 연인 발리가 죽은 후 그린 그림으로, 스스로를 '죽음’으로, 발리를 '소녀’로 표현하며 발리의 죽음에 대한 좌절감과 죄책감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꽈리열매가 있는 자화상(1912), Leopold

 

그는 자신의 작품을 통해 삶과 죽음, 성과 사랑, 고통과 환희, 자유와 구속 등 인간의 극단적인 감정과 상태를 드러내었으며, 그의 작품은 당시 사회의 도덕적인 비난을 받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예술적 신념을 굽히지 않았고, 1918년 10월 31일에 스페인 독감으로 사망하기까지 짧지만 열정적인 예술가의 삶을 마감하였지만 현대 미술에 큰 영향을 남기고 떠났다.

 

해바라기(1914), 개인소장인듯?

대표작품 소개

  • 게르티 실레의 초상(1909): 이 작품은 어린 여동생 게르티 실레의 많은 초상화들 중 하나로, 그녀는 실레가 어린 시절 가장 좋아하는 모델이자 가족 중에서도 가장 가까웠던 인물이었습니다. 게르티가 10대였을 때 그려진 이 초기 작품은 실레의 작품과 클림트 작품 사이의 강한 연관성을 보여줍니다. 금과 은으로 화려하게 장식된 클림트의 1907년 작품 <아델레 블로흐 바우어 초상>을 연상시킵니다. 그러나 클림트의 작품과 달리 정적이고 부드러운 것만큼 장식적이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평평하고 하얀 배경에 실루엣처럼 표현된 게르티의 모습은 시들어가는 나뭇잎처럼 예민한 사춘기적 이미지를 표현하고 있습니다.
  • 죽음과 여인(1915): 실레의 '죽음과 여인’은 가히 도발적입니다. 자신과 자신의 애인 발리를 모델로 남녀의 애정을 소재로 한 외설적인 그림에 추기경과 수녀라는 성스러운 소재를 택했습니다. 몰래 나쁜 짓을 하려다가 어른들에게 들킨 아이처럼 놀란 모습의 수녀의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실레의 여자관계는 작품의 외설성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건전한 편이었습니다.
  • 꽈리열매가 있는 자화상(1912): 이 작품은 에곤 쉴레의 자화상으로, 그의 다른 자화상과는 다르게 격한 선이나 표현이 상대적으로 절제된 작품입니다.쉴레가 다양한 전시에 참여하며 활동할 당시 그려진 작품으로, 자신의 작품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내주는 대표작이기도 합니다. 이 자화상은 세기말 현상과 전쟁에 따른 불안한 시대의 감성을 포착한 작품입니다. 불안한 듯 살 떨리는 실루엣, 생채기 내듯 긁고 문질러 표현하는 기법, 빨갛게 익은 꽈리의 강렬한 색채가 어우러져 극한 불안과 공포감을 드러냅니다
  • 해바라기(1914): 실레는 클림트의 영향을 받아 1908년부터 해바라기를 그리기 시작하였습니다. 작가의 심리 상태를 반영하듯 해바라기의 모양은 뒤틀리고 강박적입니다. 어둡고 을씨년스러운 색감과 신경질적인 선은 인간의 불안과 고독을 위로하는 연민을 보여줍니다. 가을, 황혼, 덧없음, 죽음의 갈급과 벌거벗은 영혼의 찌꺼기를 잉태한 에곤 실레의 해바라기는 내면의 초상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